하회마을은 하회탈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. 12종에 이르렀다는 하회탈은 일제강점기 우리 전통의 놀이를 금지한 정책의 영향으로 맥이 끊겨 지금은 아홉 종류만이 그 모습을 전한다. 음력 정월에 펼쳐지는 하회 별신굿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마을의 축제였다. 한 해 동안의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축제는 탈을 쓴 광대들이 양반과 지주에 대한 불안을 거친 노랫가락으로 해소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. 실제 그 가사를 들으면 걸쭉한 욕설과 음담패설로 가득한 이야기가 놀랍다.
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시대지만 일 년에 한 번 마음껏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한마당의 잔치를 통하여 서로의 불만을 해소하는 포용력을 느낄 수 있다. 각시탈, 양반탈 등 하회탈의 실제 모습과 별신굿을 보고 싶다면 하회마을 입구의 하회동 탈박물관을 찾아보자. 안동의 탈뿐 아니라 전국의 수많은 탈과 탈놀이를 살펴볼 수 있고 아프리카와 중국 등 세계의 탈을 전시하는 박물관이다. 다양한 세계의 탈들은 각기 다른 기후와 풍토, 나름의 역사를 담는다. 각종 제례 등 의식과 행사에 사용되는 다양한 탈의 모습과 그 용도를 공부할 수 있는 박물관은 정기적으로 공연되는 탈놀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.